종의 기원
정유정
은행나무
2016.5.16.
2022.3.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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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많음*
- 정말 순식간에 읽어내려간 책.
영화를 보는듯 생생했고, 흡입력있고, 다음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이틀만에 읽었다.
(사실 하루만에 읽고싶었는데 너무..무서워서...ㅠ 가족들이 다 들어가버린 거실에서 혼자 읽기가 무서웠어,,,흑)
- 7년의 밤이나 28에서 익히 봤듯이 정유정님의 악인은 정말 피도눈물도 없는 악인이어서, 무서울거라고 예상은 했는데, 이번엔 정말 '악인' 그 자체에 집중된 이야기였다.
인류의 2~3%가 사이코패스이고, 그 중 상위 1%에 속하는, 정신의학자들이 '프레데터'라고 부른다고 하는 '순수 악인'이라고 한다.
주인공인 유진은 그 프레데터이고, 일련의 살인을 저지른 후, 어머니의 일기를 통해 본인이 그런 조짐이 있었기 때문에 약물로 억제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 만약 유진이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어머니의 절절한 일기를 읽으면서 어느 지점에서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을텐데, 철저한 프레데터라서 그런지 계속 남탓, 남탓이다. 모든 것이 남탓이고 자기합리화이다.
차라리 명확한 악인이어서 낫기도 했다. 애매하게 서사를 부여해서 악인을 동정했다면 싫었을것 같다.
- 아무래도 엄마가 되어서인지, 유진의 엄마한테 감정이입이 많이 됐다.
능력있는 편집자. 하지만 연년생을 낳으면서 인생에서 자신의 커리어가 지워진다는걸 알기에 고민했지만 결국 둘째인 유진을 낳았는데, 그런 유진이 사이코패스라니- 게다가 소중한 남편과 첫째아들을 죽인거나 다름없는.
그래도 내 아이이기 때문에 절대 손을 놓을 수 없었던 유진의 엄마가 참 슬펐다.
유진이 '엄마는 내 핏속에 두려움을 주입하는 존재다'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유진을 속박했던 것도 유진이 언제 본성을 드러낼 지 모르기 때문인데, 자기 아들이 싫어하는 것을 하게 하기까지 얼마나 독하게 마음을 먹었어야 했을지.. 참 슬펐다.
'두 아이에게 매달려 늙어가는 내 인생이 보이는 것 같아서 우울하기 짝이 없었다'
라는 말은 자식입장에서는 내가 엄마의 족쇄가 된다니, 하고 슬픈 말이지만, 엄마 입장에서도 너무나 현실이라 슬펐다.ㅠ
- 하필 직전에 본 책이 '아몬드'였는데, 뭔가 오묘하다. 둘 다 일인칭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되고, 편도체 이상으로 감정을 못느끼며, 엄마의 극진한(?) 보살핌을 받는다. 하지만 두 사람의 결말은 너무너무 반대다. 결국 선천적으로 결함을 가진 아이가 주변사람의 영향에 따라 사회속에서 잘 살아갈수도, 아닐수도 있다는 것. 그리고 가장 중요한것은 주양육자의 태도. 특히 엄마... 어깨가 무거워진다.ㅠ
1. 유진에게 윤재의 엄마가 있었다면 달라졌을까?는 오히려 더 일찍 증상이 발현되어 일찍 사회에서 격리되었을거같고...
2. 윤재에게 유진의 엄마가 있었다면? 은... 역시나 사회에 섞이지 못했을거같단...ㄷㄷ 저렇게 일거수일투족 속박받고, 대학생이되어서까지 9시 안에 들어와야된다면 평범한 사람도 엄마와 갈등이 있었을거같기는 하다. 근데 뭐 다 이유가 있는 행동이었어서....ㅠ
3. 선천적으로 편도체 이상이 있는 사람에게 조치를 취해야하는가? 는 윤재처럼 사회에 자기 방식대로 적응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아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거같고......
어렵다.. 많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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