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210807 와일드그레이(박민성,백동현,홍승안)

연날 2021. 10. 31. 11:10

2021. 8. 7. 19:00

아트원씨어터 1관

 

박민성(오스카 와일드), 백동현(알프레드 더글라스), 홍승안(로버트 로스)

 

작가 : 이지현 / 작곡가, 임악감독 : 이범재 / 연출 : 오루피나 / 안무: 채현원 / 무대디자인 : 이은경 / 조명디자인 : 나한수 / 음향디자인 : 권지휘 / 의상디자인 : 도연 / 소품디자인 : 임정숙 / 분장디자인 : 김민경 / 무대감독 : 박기쁨 / 주최 : 주식회사 뉴프로덕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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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배우들도 궁금해서 재관.

역시 배우들이 바뀌어서 그런지, 또 다른 느낌이다.

 

오늘은 질척질척하지만 끊을 수 없는 사랑얘기같았다.

 

누군가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으며 매달릴때의 비참함도, 나에게 매달리는 사람을 매몰차게 거절할때의 슬픔도 다 느껴져서 그냥 슬펐다.

 

가끔, 어떤 순간이 너무너무 행복해서 이 시간이 지나가는 것 조차 너무 아쉽고, 내가 이 순간을 두고두고 곱씹을거라고 생각하는 때가 있는데,

아마도 보시와 그레이가 안개 속을 손잡고 함께 걸으며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리고 상대방이 미워질때도 그 순간만큼은 오히려 더 미화되니까...

 

 

자신이 주인공인 희곡이지만, 그게 비극이었을 뿐이라고, 보시를 진심으로 사랑했다기 보다는 자기 자신에 취해서 자신 마저도 버린게 아닐까 생각했던 지난번 관극과는 달리,

 

회색빛이었던, 삶의 의미를 못찾았던 그레이의 삶을 풀컬러 천연색으로 만들어준 보시를 사랑할 수 밖에 없었던 그레이였다. 

그래서 무슨 짓을 해도 사랑할 수 밖에 없었고, 세상물정 모르는(모를 수 밖에 없는) 보시의 어거지도 다 받아주는 사랑꾼 그레이였다.

 

 

그런데 오늘 나에게 최고의 슬픔을 준건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을 사랑해버린' 로스였다.

오늘 최고의 장면은 "동화"였는데, 자신을 설득하러 온 로스에게 그레이는 한 남자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그레이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는 로스는 바로 '아, 그레이를 설득하지 못하겠구나'라고 깨닫고 무척 힘들고 슬픈 표정을 짓는데 그게 너무 마음에 와닿았다. 그레이가 나가고나서 '이야기를 기다리다가 사랑하게 되어버린거야...'하고 그렁그렁 하는데 승안배우 표정... 진짜... ㅠㅠ 최고였다.

 

 

+ 자신의 불행한 인생사를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데 사용하는걸 무척 싫어해서, 오늘따라 보시에게 감정이입이 안되었다. 미안 보시...'-'

 

+ 보시&로스가 나올때마다 로스가 보시 극혐하는게 느껴져서 재밌었다.ㅋㅋㅋㅋ

 

+ 로스가 '넌 정말 끔찍한 사람이구나"가 보시에게 엄청 상처가 되었나보다. 하지만 바로 그 대사를 그레이에게 돌려주는데 한없이 가볍게 느껴졌다는거... 로스의 묵직함이 안느껴지고 그저 나도 상처줄거야ㅑㅑㅑㅑ라는 어린 마음이 느껴졌어요...ㅋ

 

+ "천박하게 돈 얘기 하는거야" 요거는 직딩애인에게 일 그만하고 나랑 놀아줘 빼액 하는 급식애인 느낌이 들었다. ㅋㅋㅋㅋㅋㅋ 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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