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170418 목란언니 (김정민,강지은,유병훈,조영규,김주완,안병식,백성철,이지혜)

연날 2017. 5. 1. 11:32
포스터이미지

 

2017. 4. 18. 20:00

두산아트센터 SPACE111

B블럭 1열

 

김정민(조목란), 강지은(조대자), 유병훈(김정은), 조영규(오영환), 김주완(허태강), 안병식(허태산), 백성철(국상철), 이지혜(허태양), 김민하(서흰돌 외), 하현지(배명희 외), 김벼리(권두선 외)

 

작: 김은성 / 연출: 전인철 / 기획,제작: 두산아트센터


 

굉장히 피곤한 상태여서... 걱정했는데, 넘나 집중해서 잘 보고왔다.

 

목란역에 김정민 배우.. 이 배우분은 특유의 말투가 있는데 이게 첨엔 읭 스러웠는데 지금은 꽤 좋아하고 더군다나 북한사람 역할에 넘 딱이어가지고 ㅋㅋㅋㅋㅋ 

암튼 넘나 매력있는 배우다. 막 방실방실 웃다가 정색하면 공연장 분위기 전체가 바뀌는데.. 그런 부분이 좋다. 천사처럼 다정하다가 아이처럼 순진하다가 악에받쳐 소리지르다가... 근데 그게 다 목란이다. 그게 처음부터 계획한건지, 아님 그녀의 본성인건지 조차도 모르겠지만 그것도 좋고. 약간 과한 느낌이 있는데 그 마저도 극이랑 잘 어울려서... 한번도 실망한적이 없는 듯.

 

암튼... 줄거리는 (물론 스포왕많음)

평양예술학교에서 아코디언을 전공한 조목란. 하지만 아는 사람의 부탁으로 짐을 맡아주었다가 생뚱맞은 정치적인 사건에 휘말려 남한에 오게 된다. 북에있는 부모를 서울로 데려와 준다는 브로커에게 속아 가진 돈 전부를 사기당한 목란은 남한에서의 삶에 회의를 느끼고. 북한으로 돌아가려 5천만원을 모아야 한다. 그래서 구한 직장이 극도의 우울증(정확히는 감정의 신체화?)을 겪고있는 조대자의 아들 허태산의 말동무를 해주는 것.

김구 선생님을 돕다가 죽은 아버지, 사우디 산업역군으로 나갔다가 죽은 남편의 빈자리를 술장사로 버틴 조대자. 그녀의 세 자식 한국사 박사이지만 연애에 실패하고 신체화장애를 겪는 허태산, 철학교수이지만 철학과가 없어지면서 방황중인 둘째 허태강, 무명작가인 허태양.

이 집에 들어온 목란은 편견과 성희롱을 꿋꿋하게 이겨내고 그녀 특유의 포용으로 자연스레 이 집안에 흡수된다. 태산은 웃음을 되찾고, 태강은 연애감정을 느끼게되고, 태양은 그녀의 이야기를 소재로 시나리오를 쓰고.

하지만 투자실패로 조대자가 망하면서 도피하고, 목란은 돈을 받지 못하게된다.

태양 연인인 영화감독은 그녀의 시나리오를 가지고 만든 영화가 성공하자 태양을 버린다.

태강은 조대자에게 마지막으로 받은 오천만원을 목란에게 속아 홀랑 줘버린다.

목란은 그 오천만원을 가지고 북으로 가기위해 브로커에게 가지만 결국 그녀의 종착지는 중국어딘가의 술집...

마지막 장면은 그녀가 화려한 화장을 하고 가면같은 얼굴로 무대에서 일본어로 노래를 하고 있다.

 

이야기 자체가 재미있고 전개가 속도감이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관극할 수 있었다.

주먹 꽉 쥐고 동정이고 뭐고 버리고 달려서 움켜쥐었는데 그게 썩은 동앗줄이었던 그들.

독립운동가 아버지와 산업역군인 남편을 둔 조대자가 살아가는 방법이 웃음과 몸을 파는 일이라는 것이 아이러니.

그리고 그런 그녀의 자식들이 한국학 박사, 철학교수, 소설가 라는게 또 아이러니.

목란을 북으로 돌아가고싶게 만든 것과, 북으로 돌아가는 것에 실패한 것과, 조대자와 세 자식들이 콩가루집안이 되어버린 것의 원인이 .. 자본주의 사회라는 것 도.

웃음을 유발하는 부분이 많지만 결국엔 쓴 웃음이 되어버리는.

 

 

- 마이크에 붙어있는 카메라로 얼굴을 확대해서 반대쪽에 보여주는 우스꽝스러운 장면은... 뭘 의도한건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웃음을 유발하려 했다면 개인적으로 '노잼'이었다. 이모티콘으로 표현하자면 -_-; 이런 느낌?-_-;

 

- 전에 목란역을 정운선배우가 했다는데, 이 분도 딱한번 봤지만 꽤 인상적이었던 배우라... 궁금하다!

 

- 갑자기 태강이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를 읊어서 내적반가움. ㅋㅋ 응앙응앙..ㅠㅠ

 

- 손은 배 우에, 다리는 쭉 펴고, 눈은 꼭 감고, 입은 다물고, 속으로 괜찮다.... 괜찮다...

목란이 잠못드는 태산을 재우기 위해 주문처럼 하는 말인데, 나중에 목란에게 태산이 이렇게 말해주는 부분이 맘아프면서도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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