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160402 보도지침 (송용진, 김대현, 이명행, 최대훈, 장용철, 강기둥, 이봉련)

연날 2016. 4. 3. 12:41

 


2016. 4. 2. 15:00

수현재시어터

8열 왼블

_왼블인데도 단차가 좋아서 잘 보임



송용진(주혁), 김대현(정배), 이명행(승욱), 최대훈(돈결), 장용철(원달), 강기둥, 이봉련


프로듀서,원안 : 이성모 / 연출 : 변정주 / 대본 : 오세혁 / 작곡 : 이한밀 / 무대디자인 : 남경식 / 조명디자인 : 이주원 / 음향디자인 : 안창용 / 의상디자인 : 도연 / 소품디자인 : 김정란 / 분장디자인 : 정서진 / 기획,제작 : LSM COMPANY / 운영,홍보,마케팅 : BELLA MUSE

 


 


요즘 제일 말많고 탈많은 연극.

올라올때부터 시놉시스 보고 많이 궁금했기도 했고, 내용이 취향이기도 하고, 배우들도 좋아서 봐야지 하고 티켓팅전쟁에 참전하기도 했지만, 제작사 대표의 발언으로 표를 놓아버렸다. 공연 보러다니는 2-30대 여자들을 '가벼운 극이나 보러다니고 배우들이나 따라다니는 사람'으로 평가하는 분이 올린 극을 보고싶지 않아서.

근데 어찌저찌 초대권이 당첨되어서.. 궁금했던 김에 보러 가기로. 보러 가면서도 '2-30대 여자'에 카운팅 되려나 하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여튼, 그것과는 별개로, 극은 참 좋았다.


80년대 실제로 있었던 일들을 소재로 했다.

보도지침.

어디서 오는지 모르지만 매일 신문사로 날아오는 팩스.

이 단어는 꼭 써라, 이 사진은 빼라, 이 기사는 1면에 실어라.


언론탄압에 맞서는 이와, 제지하려는 이, 그리고 과거에 맞섰지만 굴복하고 균형을 추구하는 이.

타협점을 찾을 수 없을 것 같은 주장을 펼치던 이들이 사실 과거에 함께 웃고, 함께 고민했던 연극 동아리의 일원들이었다는 점이 재밌고 슬프다.


 

햄릿이 아닌 갈릴레이 이야기(제목이 뭐더라?)를 공연으로 올리고,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에게 끌려가 고문당하는 장면이 가장 인상깊었다. 허리띠 풀어서 내리치는 것과, 날카로운 대사들.

'너는 반항적인 눈빛을 한 굽힘없는 성격이니 무조건 고문' '너는 해맑은 성격이니 전기고문' '너는 부자니.. 봐줄게. 지켜보도록 해' 

잔인한 모습 하나 없어도 너무 잔인한 장면.


국가의 어두운 이면을 보여주는 극인 만큼, 씁쓸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이런 소재로 극을 만들어 주어서 너무 감사하고 다행스럽다. 다들 아는 사실이라도 무대에서 보면 와닿는 깊이가 다르기에 고맙고, 이런 극이 올라와도 되는 시대가 되어서 다행스럽다. - 그래도 아직도 그 방식은 다르지만 '보도지침'들은 분명 남아있기에, 슬프기도 하다.


아무리 좋은 얘기를 들려준다 해도 연극은 기본적으로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관객들이 몰입해서 볼 수 있고, 그래야 마음으로 느낄 수 있으니까. 그렇지 않으면 그저 훈계일 뿐일테니까. 이 극은 약간 아슬아슬하긴 했다. 내기준 용납할 수 있는 정도긴 했지만, 그래도 자칫하면 훈계로 넘어갈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배우들이 너무 열연해주어서 참 좋았다. 현실적으로 힘들텐데도 불구하고.

 

특히 강기둥배우, 멀티를 뛰며 진짜 열연해 주었다. 선한 역할과 악한 역할을 오가면서도 현입없이 볼 수 있게 해 주어서 놀랐다. 다른 무대에서도 종종 봐 왔는데, 오늘은 확실히 눈에 띄는 느낌이 든다. 

다른 배우분들도, 과거에서 현재로 오가는데도 무리없이 집중할 수 있게 해주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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