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0.
화차라는 이름의 영화가 개봉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는데, 별로 관심도 없었고 내용도 몰랐고....
그냥, 유명한 추리소설이라고 해서, 신청해서 읽었다.
이거랑 같이 본 게 '사랑받지 못한 여자'였는데,
'사랑받지 못한 여자'가 등장인물을 외우기 힘들어 고전했던 반면,
화차는 비교적; 이름이 쉬워서 수월하게 읽어나갔었다.
그치만 '사랑받지 못한 여자'가 훨씬 재밌었음.. 캐릭터도 매력있고.
'화차'는 캐릭터들이 그냥 무매력이다.
난 '책임감'에 큰 무게를 부여하는 편이라, 그녀가 잘못해서 파산했으면 그녀의 잘못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자기 선택이고 자기 책임이니까.
돈 쓸때는 그저 '행복'하면서 썼겠지만... 돈으로 산 행복이 진정 행복인가?
세키네쇼코는 '그냥, 행복해지고 싶었어요...' 라고 한다.
그래, 불쌍하긴 한데, 그녀의 일종의 '모자람'에 대한 연민 뿐.
물론, 사회구조도 문제다. 남발하는 대출CF도 문제고. 편하게 빌리고 어렵게 갚는 시스템도 문제고.
그래도 모든 사람이 그러하지는 않는다.
너무 사회문제임을 장황하게 설명해서 지루하기도 했다.
신조교코가 그토록 채무의 늪에서 벗어나고 싶어하고 결국 살인까지 저질렀지만
그녀가 그렇게 해서까지 쓴 가면은 결국 같은 고통을 짊어진 여자의 것이었다.
그것까지 짊어져야만 했다.
얼마나 잔인한 운명인지...
신조교코는 세키네 쇼코와는 좀 다른데,
그녀는 아버지의 채무를 대물림한 경우이기 때문에 구제가 필요한 경우라고 생각된다.
'그녀'의 책임이 아니니까...
그저 보통 사람들의 '일상'을 위해 아버지가 죽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눈에 핏발세우며 신문을 뒤적이던 것,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본 남편, 남편의 눈에 비친 혐오감....
다른사람을 죽이면서 까지 벗어나고 싶었던 마음은 이해하지만...
형사(?)는, 그녀의 발자취를 따르면서 동정을 느끼고 결국은 잡아내고자 하는 마음도 없어지고 마는데,
좀.. 찜찜한 결말이었다.
사실, 이뻤으니 망정이지, 못생겼어도 그랬을거야? 라고 묻고싶었다.-_-;;
'그런데도 뱀은 생각해요. 다리가 있는 게 좋다, 다리가 있는 게 행복하다고. 이 세상에는 다리를 원하지만 허물벗기에 지쳐버렸거나 게으름뱅이거나 벗는 방법을 모르는 뱀이 수없이 많다는 거죠. 그래서 그런 뱀들에게 다리가 있는 것처럼 비춰주는 거울을 파는 뱀도 있다는 말씀. 그리고 뱀들은 빚을 내서라도 그 거울을 사고 싶어하는 거에요.'
'당신들 두 사람은 같은 부류였다. 혼마의 뇌리에 스친 말은 그것이었다. 세키네 쇼코와 신조 교코, 당신들 둘은 같은 고통을 짊어진 인간이었다 .같은 족쇄에 묶여 있었다. 같은 것에 쫓기고 있었다. 이 얼마나 잔인한 일인가. 당신들은 서로를 잡아먹은 것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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