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이캔스피크(I Can Speak, 2017)

연날 2018. 4. 28. 01:38

 

개봉: 2017. 9. 21.

감독: 김현석

출연: 나문희(나옥분), 이제훈(박민재), 박철민(양팀장), 염혜란(진주댁) 등


 

2018. 3. 30.

 

그냥 타임킬링용 한국형 상업영화라고 생각해서 봤는데, 의외로 너무너무 좋은 영화였던 '아이캔스피크'

 

주인공인 나옥분 여사님... 어느 마을이나 있을법한 꼬장꼬장한 노인이다.

처음엔 공무원을 괴롭히는 꼬장꼬장함에 웃음이 나왔고, 남동생을 만나고 싶어서 꾸역꾸역 영어학원을 다니는거나, 민재에게 부탁해서 배우는것을 보며 대단한 사람이네, 하며 가볍게 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가슴에 묻은 한, 위안부였던 과거 이야기가 나오며 정말 마음이 미어지는 듯 했다. 몸에 낙서까지 한 것을 보고 설마설마 하며 검색해봤더니 진짜라고. 화가 난다...

단편적으로 알고있는 것과 눈으로 보는것은 확실히 다르다는것을 또다시 새삼 깨닫는다.

사실 무료상영 이벤트 하길래 가볍게 고른 거였는데... 이 영화보고 한동안 위안부 문제 검색하느라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요즘 핫한 미투운동과 어딘가 결을 같이 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가 위안부에 끌려가 갖은 고통을 겪었고, 그래도 고향에 다시 돌아왔지만,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던것은 따뜻한 위로가 아닌, 멸시의 눈길이었다. 엄마조차도 딸을 부끄러워했다. 늘그막에 영어공부를 하면서까지 만나고 싶어했던 남동생도 만나기 싫다했다. 그래서 그녀도 주변의 친한 친구에게 조차 자신의 과거를 숨겨왔다. 자기 잘못이 아니었는데도 숨겨야했고 부끄러워해야 했던 피해자들. 왜 이런 비정상적인 행태가 나타나는건지. 기가찬다.

 

이런 소재의 영화면 흔히 있을 법한 '자극적인' 장면들이 없다는 점도 좋았다. 마치 고통받은 여성들을 위로하는 것 처럼 하면서도 그런 장면을 늘어놓는건 또다른 폭력이라고 생각하기에. 섬세하고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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