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170212 조씨고아 (장두이,하성광,정진각,이영석,조연호 등)

연날 2017. 2. 18. 00:28

포스터이미지

 

2017. 2. 12. 15:00

명동예술극장

중블 3열 오통근처

_자리 좋음!가깝구!

 

장두이, 하성광, 정진각, 이영석, 조연호, 김정호, 이지현, 성노진, 장재호, 호산, 강득종, 김명기, 김도완, 전유경, 우정원, 이형훈

 

원작: 기군상 / 번역: 오수경 / 각색,연출: 고선웅 / 무대: 이태섭 / 조명: 류백희 / 의상: 이윤성 / 음악: 김태규 / 분장: 이동민 / 소품: 김혜지 / 예술감독: 김윤철 / 주최,제작: 국립극단


 

하도 평이 좋아서 꼭 보고팠던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사기에 나오는 진나라 장군 도안고의 고사를 기군상이 재구성한 희곡이라고 한다.

중국 4대비극 중의 하나라고.

 

 

당연히 '조씨고아'가 어떻게 복수를 하는지에대한 내용인 줄 알았는데,

뒷통수를 확 침.ㅋㅋ

조씨고아를 구한, 아니 구할 수 밖에 없었던 정영의 이야기였다.

정영은 40이 넘어 어렵게 아이를 갖지만,

조씨고아를 구하기 위해 자기 아이인 정발을 조씨고아라고 도안고에게 갖다바치고(정발은 바닥에 세 번 내려쳐져서 죽음) 조씨고아를 정발이라 속여 대신 키운다.

 

정영도, 그의 아내도 늦은 나이에 얻은 아이를 끔찍히 아끼는데, 그 명분이 뭐라고, 대의가 뭐라고 자기 아이를 죽여야 하는 찢어지는 마음이 너무도 처절하게 느껴져서...

아기를 죽이고나서 도안고가 정영에게 모든게 잘 됐다고, 웃으라고 하는데, 정영이 혼이 나간 표정으로 억지로 입만 웃는게 어찌나 맘아프던지.

 

'남의 아이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아이를 죽인다는 얘기는 보도듣도 못했다'며 울부짖는 정영아내도, 맘이 아팠다. 정영의 가슴팍을 내리치는 아내도, 정영도,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지. 그래도 큰 뜻을 위해서라는 믿음 하나로 주저하면서도 어쨌든 나아갔는데.

 

쾌남(?)으로 성장한 조씨고아는 결국 복수를 하긴 하는데.

왕도 그땐 미안했다! 고 하는데.

남겨진 것은 어떤 기쁨도 아닌, 허망함. 허탈함.

다들 잔치를 한다며 왁자지껄 떠나는데 뒤에 홀로 남겨진 정영의 그 공허한 표정이... 정말 맘아프다.

그가 그 길을 걷게 했던 조순과, 조순의 아들과, 공주 등... 그들을 반기는 정영의 곁을 무심하게 지나치는 그들은.... 정영의 허망함을 더해준다.

과연 그가 그토록 힘들게 걸어온 길은 누구를 위한 길이었던 것인지.

 

그 잘난 대의와 명분이 한 개인을 얼마나 비참하게 만들수 있는지.

 

 

 

정영역의 하성광 배우, 고모를 찾습니다에서 처음 봤었는데, 그땐 이렇게까지 멋있게 느껴지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이번엔 아주 자기 옷을 입은 것 처럼... 진짜 푹 빠져서 봤던 것 같다. 정말 정영 그자체였던... ㅠㅠ 너무너무 최고셨다.

 

정영 아내 역의 이지현 배우, 킬미나우에서 봤던 분이구나! 어쩐지 눈에 익다했더니. 늦게 아이를 가지고 기쁘게 덩실덩실 걷던 표정과, 아이를 뺏기고 모든걸 포기한 표정의 갭이 너무도 슬펐다.

 

- 휑한 무대가 당혹스러웠는데 그 무대를 꽉 채워주는 여러 연출에 감탄하며 봤다. 정말 무대 잘쓴듯.

 

- 대의고 명분이고 내 몸 하나가 젤 중요한 나같은 이기적인 사람에게, 정영같은 사람은 더 슬프다. 그저 좋게만 사시다 가시기를.

 

- 왕이 '그땐 미안했다!'는 식으로 얘기하는데 어이없음.... 분노폭발.... 진심 헐스러웠던....

무능한 지도자의 그릇된 선택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고통을 불러오는지를 새삼 깨닫게 해줬달까.

 

 

- 담에 또 올라오면 꼭 봐야지 :-) 더 깊게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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