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2. 17. 19:00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
해구역 1열 중앙근처
_너무 좋은자리 ㅠㅠ 가끔 조명공격이 있긴 함..ㅋ..ㅋㅋㅋ
박은석(초), 이용규(해), 정연(홍)
큐레이터: 김수로 / 작,연출: 추정화 / 작곡,음악감독: 허수현 / 안무: 김병진 / 무대디자인: 이은석 / 조명디자인: 장서정 / 음향디자인: 강국현 / 소품디자인: 노주연 / 의상디자인: 문혜민 / 분장디자인: 장혜진 / 무대감독: 방진혁 / 컴퍼니매니저: 이지원 / 주최: 현대카드 / 주관: (주)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더블케이에서 시범공연으로 인터뷰를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했었는데, 너무 좋았던 기억이 있어서... 인터뷰와 쌍둥이 격이라고 하는 스모크를 같은 장소에서 시범공연 한다기에... 고민도 안하고 덥썩 예매했더랬다.
근데... 막상 뚜껑열리고 나선 평이 너무 안좋아서...ㅜㅜ 게다가 이상에 대한 이야기라는데, 이상의 시는 도무지 이해도 안되고 감동도 모르겠어서 안좋아하는데... 취소해야하나 고민하다가 쥠이나 보러가자, 하고 갔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생각보다 너무너~무 좋았다.
확실히 인터뷰와 같은 스텝들이고, 쌍둥이격이라는 말 답게 인터뷰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이단 소재부터가 너곧나이고... 음악도 왠지 비슷한 느낌.ㅋㅋ
초는 초인의 '초' 일까? 이상의 천재적인 면을 따온 것.
해는 이상의 본명인 해경에서 따온 해. 이상에게서 초를 뺀, 순수했던 어린시절.
홍은 이상의 병약한 모습과,,, 금홍의 모습에서 따온듯.
어쨌든 셋 모두 이상의 다른 면들...
이상을 알아야 이해가 간다고 해서 나무위키에서 이상 페이지 한번 훑어보고 갔는데, 확실히 이해가 빨리 되서 좋았다. 그에 대한 무대를 만들고 싶었다면, 이정도면 꽤 훌륭한 것 같다. 그 자체가 넘나 난해하고 범상치 않아서... 극도 이상한 느낌이긴 하지만. ㅋㅋㅋ
초반엔 홍을 납치했다가 초는 어디 가버리고 해는 안절부절하다 풀어주고 키스하고 갑자기 둘이 즐겁고 ㅋㅋㅋ그러다 초가 나타났는데 홍이랑 아는사이야...? 갑자기 막 싸워....?? 해는 막 말리고. 이건뭐 아빠와 엄마의 싸움을 말리는 아이도 아니고.ㅋㅋ
뭥....하며 보다가 점점 퍼즐조각이 맞춰지는 것처럼 ...
해의 고통과, 그리고 그 고통이 너무나도 괴로워서 만들어낸 초와, 초 마저도 버티다 버티다 결국은 '제대로 살고싶다' 며 선택한 길..
이상이, 그의 존재 자체인 시가 검열당하고 그걸 못참아하고 아파하고 죽고싶어하다 초란 인격을 만들어내어 시를쓰고, 해에 숨고, 홍에게 아픔을 주고...
모든 것을 기억해 낸 해의 처연한 표정, 정말 좋았고....
특히 마지막 날개야 돋아라- 하는 넘버도 좋았다.
초, 해, 홍이 정말 다른데 또 각기 매력터져서 하나하나 다 좋았다.
분명 호불호가 갈릴 스타일이긴 한데.. 이상 헌정극이란 느낌이었고, 이상에게 관객들이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면 성공적인거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잘나가는 소재를 차용한 겉멋만 든 작품이라는 평을 듣는것은 조금 의아한데,
어쨌든 상업인데, 당연히 잘나가는 소재를 써야되는거 아닌가 싶고
난 트유가 진짜 알맹이없이 '그럴듯하고 있어보이게' 만든 극의 대표격이라 생각하는데... 관객의 해석에 의존하는, 꿈보다 해몽격인 극이라 별로 안좋아했었는데,
스모크는 충분히 이상에 대해, 그리고 '잘나가는 소재'를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 적어도 고민하고, 하고싶은 말은 뚜렷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 개인의 의견이니..-_-;
배우들은 정말 ㅠㅠ 짧은 기간인데도 충분히 녹아들어있던 느낌.
쥠초는 정말 ㅠㅠ 카리스마 대폭발! 대극장 무대에서 주로 보다가 소극장에서 보니 색다른 느낌이었고, 여전히 노래도 연기도 분위기도 좋았다.
정연홍 ㅠㅠ 정연배우 카포네에서 보고 넘 좋아서 이것저것 봤는데 좀 안맞는 느낌이었는데... 홍은 간만에 자기 옷 입은 것 같은 잘맞는 역할이었던듯. 목소리도 좋고.
용규해. 정말 의외로 너무 좋았던. 처음보는 배우인데, 싱클레어역할도 참 잘했을 것 같았다. 못봐서 아쉽긴 하지만.... 밝으면서 섧은 느낌이 넘 좋았다. 아무것도 모를때의 해맑음(?)도 좋고, 다 알고나서 처연한 모습도 좋았고... :)
- 싸움하는사람은싸움하지아니하는사람이고또싸움하는사람은싸움하지아니하는사람이었기도하니까싸움하는사람이싸움하는구경을하고싶거든싸움하지아니하든사람이싸움하는것을구경하든지싸움하지아니하는사람이싸움하는구경을하든지~~~
하는 대사 ㅋㅋㅋㅋㅋㅋㅋㅋ 오감도에 나오는 구절이라는데 다다다다 대사치는데 넘나 신기하고ㅋㅋㅋ
- 쓰레기 우거지 같은 놈!
- 너무 서두르지 말고 미련없이 살다가 멜론 한조각 먹고 싶거든 그때 와.
멜론 한조각?
죽음 앞에 가장 달고 시원한게 먹고싶은게, 그게 패러독스 아니겠니.
- 내가 재주가 없다.
내 말엔 에코가 없다.
같은 시대를 살아도 내 생각과 저들의 생각은 시대가 다르다.
한참이나 멀리 떨어져있다.
나는 20세기에 나서 21세기를 향하는데,
저들은 19세기에 나서 18세기를 향한다.
어찌이기냐.
내가 재주가 없다.
- 시대를 잘못타고 난 비운의 천재. 박제되어버린 천재.....
이상의 작품이 이렇게 좋았었나?ㅠㅠ....
이상에 대한 책 한 권 읽고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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