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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0. 23. 17:00
문화공간 엘림홀
1열 중앙
_교회...에서 쓰는 공간인듯한 느낌. 긴 교회의자.... 시간이 짧아서 괜찮았지만 오래 앉긴 힘들었을듯.
김형균(이혁), 박다정(은진)
극작,제작: 한민규 / 연출,각색: 이지수 / 드라마트루기: 하형주 / 예술감독: 이강임 / 음향디자인: 김서영 / 무대디자인: 서정인 / 조명디자인: 박동화 / 여상디자인: 최대용 / 작곡: 정현정 / 제작감독: 임향기 / 기획: 조진영 / 조연출: 이다혜 / 주최,기획: 서울연극협회
자유석이라...ㅠㅠ 미리 줄서서 1열 겟!!
교회의자같은 좌석이라 좀 불편했지만, 1열이라 방해없이 푹 빠져 볼 수 있는 점은 좋았다.
+ 시놉시스고아원 출신으로 15 세 때 부유한 집안으로 입양되어 명문대학 교수까지 올라간 '이혁' 그에게는 남부러울 것 없는 배경과 더불어 재벌가의 장녀이자 피아니스트인 부인까지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부인이 연주회를 위해 해외로 떠난 사이, 17년 전 51명의 사상자를 낸 고아원 방화사건의 범인이자 옛 연인이었던 '은진'이 자기의 집에 찾아든다. 무슨 일로 날 찾아왔을까, 하는 수많은 의문들이 스쳐가는 찰나, 은진의 캐리어 안에서 들리는 자기 아이의 울음소리. 은진은 자신이 여기 온 이유를 시간 내에 알아맞히지 못하면 이혁의 아이를 죽이겠다고 협박한다. 은진의 심문 끝에 이혁의 추악한 과거가 펼쳐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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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녀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내 안에서도 답이 나왔지만, 같이 본 사람은 다른 대답을 내놓는 것을 보니, 보는 사람마다 다른 답이 나올 수도 있겠다싶다.
그녀는 태어나면서 부모에게 버림받았고, 맡겨진 고아원에서는 원장에게 이용당했고, 그녀의 작은 세계였던 고아원의 다른 아이들에게까지 버림받았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믿고 사랑했기에 죄까지 대신 덮어썼던 혁에게조차 버림받았다.
17년이 지난 이제와서 혁을 찾아온 것도, 사실은 그에게 미안하다는 얘기 하나 듣고싶어서 아니었을까, 사실은 정말 혁이 자신을 못찾아올만한 이유가 있었으면.. 하고 간절히 바라지 않았을까, 혹은 얼떨결에 자신을 버리긴 했지만 많이 자책하고 있을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결국 믿음이 와장창 깨어져버린 그녀가 바라는 것이 '죽음' 말고 더 있을까?
그렇게 17년만에 찾은 사람이 결국은 원장과 똑같은 짓거리를 하고, 처절하게 부정당한 그녀가 쓸쓸하게 울던 노랫가락.. 강렬히 머릿속에 남았고, 너무나도 슬펐다.
과거에 당했던 일을 복수한다는 점에서 아주 예전에 봤던 영화, 친절한 금자씨가 떠올랐다.
그녀는 처절한 복수 꿈꾸고, 성공하지만, 결국 그녀에게 찾아온 것은 행복도, 안식도 아니었다.
아마 은진은 알고 있었던 것 같다. 혁에게 자신과 같은 고통을 줘봤자 스스로가 단 한톨도 더 행복해 지는것은 아니란 걸.
그래서 혁의 아이는 건들지 않았던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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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이 시작되면서, 혁의 강의 장면을 보여주며 휴대폰은 끄라는 안내(?)를 한다. 휴대폰을 안 끈 사람도 죄가 있지만, 그 옆 사람도 '부작위'로 인한 '방조죄' 라고. '부작위'란, '응당 해야할 일을 하지 않는 것' 이라고.
돌이켜 생각해보면 결국 하고싶은 말은 이거였다.
원장은 은진에게 적극적으로 해를 가했지만, 혁은 소극적으로 해를 가했다.
원장에게 은진이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도 아무것도 안했고, 그녀가 자신의 죄를 대신 뒤집어쓰고 감옥에 갔지만 아무것도 안했다.
'부작위'로 인한 '방조죄'.
이런 유사한 사건이 있을때마다 나오는 '그 사람도 그 사람 나름대로 최선을 다 한 거잖아. 어쩔 수 없었잖아.' 라는 옹호가 쏙 들어가게 해주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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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본 블랙버드의 레이의 행동과, 혁의 행동이 비슷하게 흘러가는 부분이 있어서 흥미로웠다.
레이도 처음엔 거부하고 모멸차게 대하다가, 사실은 널 사랑해서 그런거라며 개소리를 하다가, 결국엔 자신의 추악하고 더러움을 인정하고 마는데.
딱 그 꼴.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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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진 역할의 다정배우.. 연기가 진짜 좋았다.
슬픔, 절망, 희망, 포기, 체념, 기대... 이 모든게 뒤엉킨 묘한 감정을 표현해 내는데 너무나도 와닿았다. 특히 불처럼 화낼땐 정말 소름이 쫙.
그러면서도 감정을 강요하지 않는 느낌이어서 더 좋았다.
지금은 좀 러프한 느낌이 있어서... 좀 더 다듬에서... 다시 올라왔음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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