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160811 라흐마니노프 (안재영,김경수)

연날 2016. 8. 16. 18:14
포스터이미지

2016. 8. 11. 20:00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1층 나구역 4열 통로

 

안재영(라흐마니노프), 김경수(니콜라이 달)

 

피아노 : 이범재 / 바이올린1 : 정연태 / 바이올린2 : 황준정 / 비올라 : 김경원 / 첼로 : 유승범

 

프로듀서 : 한승원, 김종석 / 극본 : 김유현 / 작곡 : 이진욱, 김보람 / 연출 : 오세혁 / 각색 : 윤상원 / 음악감독 : 이진욱 / 무대디자인 : 김대한 / 소품디자인 : 김정란 / 음향디자인 : 김주환 / 조명디자인 : 이주원 / 의상디자인 : 도연 / 분장디자인 : 김숙희 / 무대감독 : 김은비 / 주최, 기획 : HJ컬쳐


 

내가 라흐마니노프를 보려고 8월 초를 인고의 시간을 보냈구나....

지난주 자첫할 기회가 있었는데 왜 이제 봤을까....ㅠㅡㅠ(<-아파서)

 

클알못이지만.. 라흐마니노프 곡을 꽤 좋아하기도 하고, 여기 나오는 배우들도 좋아해서 아마도 이 극은 내 취향일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정말 취향이었다.ㅠㅠ

 

클알못이지만2222 라흐마니노프 피아노콘체르토 2번, 3번만큼은 굉장히 좋아해서 연주회를 찾아서 갈 정도였기 때문에, 극 내내 이 곡들이 깔려있는 점도 굉장히 좋았다. 2번, 3번 멜로디로 만든 넘버들을 듣다보면 "멜로디가 잡힐 것 같지만 펜을 들면 저멀리 사라져 버린다"는 라흐의 말이 너무도 와닿아서 좋다.

 

재영라흐는 라흐를 떠나서 '약한 한 명의 인간' 이란 느낌이다. 신경쇠약, 한없이 불안한 모습. 첫 등장때 손으로 허공에 뭔가를 쓰는 동작 할 때 뭔가에 사로잡힌 듯한 눈빛과 표정 때문에, 대사하나, 음악하나 없어도 그에게 확 빨려들어갔던 것 같다.

내용 1도 모르고 갔어서 라흐를 이토록 짓누르는게 도대체 뭘까 하고 봤는데, 그 무게를 알게 되니 정말 맘아팠다. 얼마나 괴로웠으면 그걸 잊고 살았을까. 하지만 그 무게까지 잊을수는 없어서 '하늘에 닿는' 노래를 만들어야만 한다고 스스로를 옭아메고, 신경쇠약이 되고...

달이 방에 찾아오자 한없이 어린 아이처럼 '안써져....' 하는데 정말 ㅠㅠ

 

경수달은 사진만 보고는 좀 날카로운 느낌일 줄 알았는데, 넘나 스윗하고 귀엽고 따뜻해서 다시한번 반했다.

 

시놉만 보고는 달박사가 라흐의 마음의병(?)을 고쳐주는 내용이라고 막연히 생각했었는데,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일방적으로 서포트하는게 아니라, 상호작용하는 관계인 것이 너무 좋았다. 달이 라흐에게 '무엇을 위해 곡을 쓰나요?' 라고 추궁하자, 라흐가 '그럼 당신은 뭘 위해 날 치료하나요?' 라고 되물은 것. 그리고 그 질문으로 인해 달이 많은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된 것. 그 구도가 참 좋았다. 경수달이 줄곧 스스로를 '친절하고 다정한 의사' 라고 세뇌하다가 라흐의 말을 듣고 머리 쾅 맞은 표정이었고, 그 후론 약간 본 모습이 나오는 느낌이었다(...)

 

관대에서 말했던 것 처럼, 그들은 자주 만나지는 않아도 종종 안부를 물으며 어느부분은 의지하는 사이가 되었을 것 같아서, 그 모습이 상상되어서 참 좋았다. 객석에서 라흐를 바라보는 달의 모습도 너무 좋았고.

 

 

- 객석집중도도 너무너무 좋아서 뭔가 한 마음으로(?) 관극하는 느낌이 들어 행복했다. 요즘 본 극들이 대체로 별로라서 탈덕인가... 하고 있었는데 오늘은 진심 거의 모든 부분이 좋아서 행복하다 ㅠㅠ 탈덕안녕 ㅠㅠ

 

- 의도치않게(?) 자첫을 관대로 했는데, 드물게 매우 만족스러웠던 관대였다. 배우분들도, 조연출분도, (텍스트로만 참여했지만) 연출분도, 극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게 느껴져서 너무 좋았다. 말도 어쩜 그리 예쁘게들 하시는지.

 

- 캐릭터 해석에 차이가 있을 것 같아서 다른 라흐와 달도 볼것이다...

 

- 하필 공연장도 동숭인데 자꾸 '소리가 들려...' 이래서 웃음터질뻔 ㅠㅠ 아 한껏 감정 폭발하고 있는데 왜 자체관크야 ㅋㅋㅋㅋㅋㅋㅋ

 

- 덕덕한 공연장의 유일한 관크는 코먹는 맆히였다...ㅋㅋㅋㅋㅋㅋㅋㅋ 코먹을때 마이크좀 꺼주세요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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