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화이 (2013)

연날 2013. 10. 28. 10:53

2013.10.

 

(스포많음)

 

먼저 그래비티를 보고, 하나 더 볼까? 하기에

화이가 재밌다던데.(진구도 멋있고!)

해서 보게 된 영화.

청불이니 잔인할거라는건 예상했지만

그래도 괜찮은 영화라고 해서.

 

보고나선 생각보다 괜찮네...라고 생각했는데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관련 내용을 찾으면 찾을수록 더 매력적이고 한번 더 볼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 하고.

(근데 같이 본 h는 끝나자마자 '왜 이런 이상한걸 보자고 해?'라고 해서 짜게 식었다고 한다...)

 

1. 요즘 내 상태 때문인지, 뭘 봐도 이 결론으로 흘러가는것 같은데;;

결국 사람은 사람이기에 외롭고 사랑받고 싶어하는것...

근데 이게 사람에 따라 비뚤어지고 뒤틀리면서 괴물이 탄생하기도 하는게 아닐까...

사람 목숨을 하찮게 여기는 괴물같은 다섯 아버지들도 순수한 화이에게는 그토록 망설이고

뼛속까지 차가울 것 같은 석태아부지도 다른 사람이었으면 몇번이고 죽였을것을, 화이에게는 그 나름의 자상함을 보인다.

화이가 아버지들에게 인정받고 싶어했던것 보다

아버지들이 더 화이에게 인정받고 싶어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다섯아버지들은 각각 화이에게서 자신을 닮은 모습을 보고 기뻐하는게 아닐까.

그것때문에 자기가 죽더라도.

 

부성애는 참. 필연적으로 비뚤어질 요소가 많은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고대부터 오이디푸스 등의 얘기가 나올 수 밖에 없었던 걸지도...

 

2. 영화에서

왜?

라고 묻는 대사가 많이 나온다.

화이는 왜 날 키웠냐고 묻고

김선자는 왜 이렇게 까지 하냐고 묻는다

질문은 답하지 않은 채 관객에게 던져두고 (물론, 석태가 '몰라, 나도. 위에 가서 물어봐'라고 하긴 하지만-)

답은 사람마다 모두 다르게 얻을 것이다.

그럼, 나는 왜?

많이 생각해봐야할 부분이다.

 

3. "빛"의 사용이 무척 매력적이기도 하다.

그런 '기법'같은건 문외한이라 잘 모르겠지만,

컷들 중, 빛을 등지고 있는다든가, 빛이 쏘여진다든가, 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임형택의 방에서 화이와 석태가 대화할 때, 석태가 빛을 등지고 있는 부분도 그렇고,

시멘트공장에서 격투씬때 구멍구멍으로 들어오는 빛이 그러했다.

 

4. 영주가 발가락이 잘렸다. 과거에는 구속구로 채워놓아 걷기 힘들게 해놓았지만 현재로 오면서 잘린 발가락이 나온다.

그 이유나 과정은 세밀하게 묘사되지는 않지만 맥락상 화이를 데리고 도망치려다- 라고 생각되는데,

그 부분도 좀 충격적이고.

바깥세상보다 여기(집 안)이 더 편하고 좋지?라는 석태의 대사도 좀 충격적이고.

비참한 집 안의 현실.

그러나 바깥세상으로 나간다면 행복할수도 있지만 똑같이 불행할 수도 있다. 바깥세상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또한 노력이 필요하다.

노력을 했지만 행복할수도 있고 불행할수도 있다.

그렇다면 노력하지 않고 불행한 편이 나은가.

흠.... 역시나 내 현실에 빗대어져서 이렇게 보였을 수도 있지만...

여튼 그랬다.

 

5. 석태라는 인물은 너무도 인간적이다.

인간적이라는 말은 흔히 긍정적인 의미로 많이 쓰이지만,

인간의 부정적인- 고독, 슬픔, 괴로움 -면이 지독하게도 응축되고 비틀린 인간적임이다.

그래서 비록 용서받을 수는 없겠지만 조금은, 아주 조금은 연민이 생긴다.

 

6. 마지막에 쿠키영상이 있다고 하는데, 못봤다.

그거 보러, 진구보러, 화이보러 한번 더 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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