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구로사와 아키라
출연 : 미후네 토시로, 쿄 마치코, 모리 마사유키
인간은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한다는 기억의 주관성을 라쇼몽 효과라 한단다. 그리고 어언은 '라쇼몽'이란 영화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 얘기를 듣고 라쇼몽이란 영화가 궁금해서 보게 됐다. 사실 60년도 더 된 영화라 당연히 구하기 어려울거라고 생각했는데.. 지인이 구해다 줬다. 능력자.ㅎㅎ
사무라이와 그의 아름다운 부인이 산길을 가다 도적을 만나고, 그 도적이 부인을 겁탈하고 사무라이를 죽이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에 대해 사무라이(영매사의 도움을 빌려 진술한다), 도적, 부인이 각각 사건에 대해 진술을 하는데 그 진술들이 판이하게 다르다.
도적은 사무라이의 부인이 너무 아름다워 무사를 속이고 그녀를 겁탈하였고, 부인이 둘 중 싸워서 이긴 사람을 따르겠다고 하자 정당하게 결투를 벌여 무사를 죽였다고 한다.
사무라이의 부인은 도적이 자신을 겁탈하고 도망간 후 묶인 남편을 풀어주었으나 남편이 자신을 경멸하였고, 기절하였다가 깨어나니 사무라이가 죽어있고, 자신은 자결을 시도하였으나 실패하였다고 한다.
사무라이는 도적이 아내를 겁탈한 후 아내가 도적을 따르겠다고 하며 남편인 자신을 죽여달라 하였고 , 그런 아내를 도적이 거부하자 아내는 도망갔으며, 도적이 자신을 풀어주고 사라졌고, 자신은 모욕감을 이기지 못해 자결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모든 장면을 지켜본 제3자가 있었으니, 바로 이 얘기를 말해주던 나무꾼이다.
사실은 겁탈당한 아내가 도적과 사무라이가 결투하길 원하지만 둘 모두 거부하자 사납게 경멸하며 부추겼고, 도적과 사무라이는 멋진 결투가 아닌 엉망진창 진흙탕싸움을 하다가 운좋게 도적이 사무라이를 죽였고, 그 사이 아내는 도망갔던 것이다....
결국 세 사람 모두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진실을 왜곡한 것이다.
60년 전 영화라 지루할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었는데.. 게다가 이야기 특성 상 같은 장면이 여러번 반복되는데도, 전혀 지루하지 않고 몰입해서 보았다. 흑백영화인데두.ㅋㅋ
영화에 나온 승려 말대로, 인간은 나약하기 때문에 때론 자신에게 유리하게 진실을 살짝 감추기도 하나보다. 두 사람이 싸웠어도 두 사람 각각의 얘기가 다를 때가 많은 것은 드문 일이 아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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